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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아주 빠른 속도로 도는데도 내가 어지럽지 않은 이유는, 지구가 아주 커다랗기 때문이란다. 그럼, 커다란 시련이 습격해도 내가 흔들리지 않으려면, 내 마음이 아주 커다래지면 되겠구나! 스팸 퇴치! Click Here! 주의사항 모든 글은 무단펌, 무단도용을 금합니다. 정식으로 덧글+인용이나 트랙백은 허용합니다.이전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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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4월 05일
![]() 원래 수정냥은 공포를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좋아하기는 커녕 기겁하고 싫어하는 편이랄까. 유난히 겁이 많은 수정냥은 오밤중에 일어나서 거울보는 것조차도 무서워합니다. 어쩌다 한 번 작심하고 공포 영화라도 보는 날엔 일주일을 잠 못이룰 각오 정도는 해야 합니다. 다음의 모 만화작가님께서는 불 다 꺼 놓고 헤드폰 끼고 봐도 암시랑 않다 하시는데, 이런 불공평한 일이 있나.OTL 그런데, 공포 영화는 그렇다 치더라도 호러 게임 중에서는 매력적인 스토리를 자랑하는 것들이 많지요. 모 이글루에 놀러갔다가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와 <령>시리즈의 팬이 되어버린 수정냥은...으흑... 줄거리를 알고 싶은데 플레이 해 줄 사람도 없고, 천상 자급자족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오우 갓~) 때문에 면역성을 기르기로 작심한 수정냥은 공포 소설의 대가라고 불리우는 스티븐 킹 씨의 소설에 손을 대기로 결심했다는 것입니다.(두둥.) 스티븐 킹 씨의 작품은 옛날에 우연히 여름 납량특집극으로 방영해준 <옥수수밭의 아이들>이란 공포 영화를 보고 처음 접하게 되었지요. 일반 공포영화같이 무조건 피 튀고, 무조건 놀래키는 그런 하드코어적 크루 시스템이 아니라, 사회문제, 드라마틱한 요소 등의 여러 소재들이 짜임새있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물론 그때도 며칠간 고생했슴다.OTL) 어쨌든 그렇게 공포 소설에 눈을 돌리게 된 물건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염력을 가진 '캐리'라는 왕따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캐리 화이트는 광적인 사이비교 신봉자인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소녀입니다. 그 나이때면 모두 꾸미고 꼬시기에 정신없을텐데, 캐리의 어머니는 남자 그 자체에 도를 넘어서도 한창 넘어서는 증오와 불신, 결벽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캐리에게도 세뇌 교육을 시키지요. 캐리를 더럽다며 장농 안에 가두고 몇 시간씩 강제기도를 시키는 어머니는 주위 사람들이 보기엔 얄짤없이 정신나간 여친네였습니다. (섹스 자체를 병적으로 불결해 하기 때문에, 캐리의 부친은 어머니에게 손도 대지 못하다가 나중에 욕구 폭발, 그 결실이 바로 캐리여서 캐리에 대한 미움이 크다는, 뭐 그런 설정. 쯧쯧.) 그렇게 애를 키웠으니 캐리가 제대로 컸을 리가 있나요. 음침한 아이, 상종 못할 구제 불능으로 주위에 오해받으며 자라온 캐리는 여자라면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생리까지도 인식을 못한 채, 아이들에겐 생리대 세례를 받으며 모욕 당하고, 어머니한테는 죄의 증거라고 구타당합니다. 여기서 당하고, 저기서 당하고. 이 책에서 그나마 양심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면 또다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리의 같은 반 학우 수지 스넬과 그의 남자친구 토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지의 경우 초반에 캐리에게 생리대를 던지며 조롱하는 아이들 사이에 동참해서 이상한 기학심을 성취한 것을 최대 수치로 여기고, 그 때문에 남자친구까지 캐리에게 양도(?)해서 캐리로 하여금 무도회를 참가시키게 하는 그나마 된 양심의 소유자입니다. 하지만, 그런 수지의 배려마저도 이 책 안에서 어머니 버금가는...이 아니라 비교도 안되는 악역인 크리스와 빌리 일당의 계략으로 인해 모조리 파토가 나고 말지요. (크리스는 생리대 사건으로 무도회 참관 금지에 정학까지 당해 캐리에게 앙심을 품고 있습니당<-진짜 구제불능이에요 이녀석. 나중에 캐리 손에 죽게 되긴 하지만.) 토미같은 매력적인 파트너에 예쁘다는 칭찬, 난생 처음으로 가져보는 황홀한 무도회의 시간에 캐리가 '세상은 핑크빛이야~'를 외칠 때 쯤, 빌리의 계략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돼지 피를 뒤집어 쓰게 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토미는 돼지 피가 든 들통에 맞아 죽습니다.<-이거 좀 황당하긴 했지만... -_-;;; 니가 무신 죄가 있다고시리. 그 후는, 뭐 충격으로 인해 캐리가 염력에 눈을 뜨고 그 염력으로 마을 전체를 멸망시키려 한다는 여차저차한 이야기. 나머지는 읽어보시거나, 영화를 보시거나.(1970년대에 영화로도 나왔다던데 수정냥은 거기까진 손 못대봤슴당. 포스터 하나로 기겁해버렸...쿨럭) 랄까..; 무섭다기 보다는 좀 슬펐습니다. 다 읽고서 책장 덮고 맨 처음 외친 말이 "캐리가 불쌍타~" 라는 말이었으니까요. 그저 다른 아이들처럼 행복해지고 싶었을 따름인데, 아이들의 오만과 편견이 만들어낸 함정은 캐리에게 단 한순간도 행복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화려한 무도회의 절경은 어디까지나 캐리에겐 한 여름밤의 꿈이었을 뿐. 깨어나면 더욱 비참한, 이그러진 동화에 불과하지요. 글쎄요. 타인을 바라보며 자신이 내리는 결정의 잣대가 얼마만큼 타당성을 갖는지는 아직까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위험한 것은 분명 하네요. 사람의 일구유언에 따라 얼마든지 살고 죽는 세상 아닙니까, 왕따 문제야, 일구일언도 아닌 다구다언이니 굳이 예를 들 필요도 없구요. 독서를 마치고, 좀 씁쓸했습니다. 수많은 '만약'이 소용돌이 치더라구요. 캐리의 모친이 조금이라도 다정했다면, 크리스와 빌리가 조금이라도 착했다면, 캐리가 돼지 피를 뒤집어 쓴 순간, 아이들이 그렇게 웃어대지만 않았다면. 캐리도, 아이들도 그렇게까지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진 않았을텐데. 그러나, 결과가 자행된 그때는 이미 '만일'은 무의미한 것이 됩니다. 이미 그 일이 일어났을 때 돌이킬 수 없는 아픔에 후회로 눈물짓지 않도록, 그저 현재의 순간에 최선을 다해 신중해야지요. 암, 그렇고 말고요. 그런데... 나 공포 소설 읽은 거 맞지요? 나 공포면역 때문에 읽은건데에! 어째서 갑자기 사회 문제로 가는 거냐고요오오오오~(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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