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불면증아. 내가 이번만은 너를 철썩같이 믿었건만, 내가 진짜 이번만큼 너를 간절히 바란 적이 없었건만, 아니 언제 바라기나 했었느냐 그런데 하필, 이번에 배신을 때리니, 불면증아! 중요한 순간에 초를 치다니! 아무래도 신께서 나같은 새심장 주제에 실시간 중계를 보면 심장마비 걸려 골로 갈 게 뻔하니 사전에 막아주시는 게 아닌가 생각까지 들 정도로 중계 시청 면에선 저주가 걸려있는 나. 내가 너무 밉다 연아야!ㅠㅠ 그래도 LP는 사수했다. 그 전까진 새벽 2시까지 버티다가 필름 끊기고 언제 되었는지 모르게 아침. 실속 제로였던 그 전과는 달리 그래도 정상적인 시간에 비정상적으로 미쳐있었던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를. 이번에도 연아 양은 선녀 강림이었다. 항가항가. 시즌 베스트는 아니었더라도 사람들 눈에는 너의 연기가 최고였어. 더이상 입 아프게 강조할 필요도 없...지만 한 번 더 내 맘대로 강조하고프다. 최고는 너야!
정말 연아의 정신력은 여러 모로 정평이 나 있다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특히 더 빛을 발하였던 것 같다. 괜히 여제가 아니지, 암. 트리플 룹 점프 때 꽈당 하는 거 보고 내 심장이 그냥 곤두박질치는 것 같았는데 연아 양의 진면목은 그 전의 실수를 까마득한 망각 속으로 던져버리는 그 후의 연기에서 드러난다. 클린은 클린인 대로, 제대로 여신급 퀄리티 강림 하시다가 가끔씩 '나도 인간이에요'라고 말해주는 듯한 미스조차도, 연아의 연기는 한 편 한 편이 각본없는 드라마다. 언니가 또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가 각본없는 드라마잖니ㅠㅠㅠㅠㅠㅠ. 어쩌면 연아 여왕님은 이 언니가 이토록 애정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것인가요ㅠㅠㅠㅠㅠㅠ. 룹 점프가 미스였다지만 - 그것도 스피드가 너무 빨라서, 연아의 컨디션이 몹시 최고라서 이루어진 미스였다 - 그 외 연아 특제 명품 럿츠 점프나 유난히 통 튀듯 하여 귀여웠던 살코 점프, 중계자들조차 감탄하게 만드는 이나바우어에서 이어지던 더블악셀 등 점프를 비롯, 스파이럴, 스핀, 스텝 시퀀스 등에서 악 소리가 날 만큼 멋진 연기를 펼쳐 준 덕분에 큰 것부터 시작해서 소소로운 가산점에 이르기까지 점수란 점수를 담뿍 챙겨가, 룹 점프로 인한 감점을 메우고도 남아 넘쳐, 드디어는 당당히 우승을 거머쥔 연아 덕분에 정말 다시 한 번 기뻤고, 연아가 최고라는 사실을 실감했던 하루하루였다. 남싱에서 랑비엘도 그렇고, 점프 미스에도 불구하고 노미스 클린 연기를 펼친 2위들을 5~6점이라는 큰 점수차로 따돌린 1위라니, 레벨이 정말 아득하구나. 장하다. 연아야 엉엉. 항간에서는 룹 점프 성공했으면 연아의 최종 점수 합계는 206~210점대로 세계 기록 갱신은 물론이거니와, 저기 안드로메다에 있는 레벨로 가버렸을 거라 한다. 그말 듣고 내 정신이 다 아득해졌더랬다. 그래도 어떻게든 인간인 채 살아가시려고 안간힘 쓰고 계신 연아 여신님. 훗. 하지만 사람들은 이미 다 알아버렸는걸. 당신이 여신이라는 것을. 언젠가 우리는 연아 여신님을 우주로 보내야겠죠?;ㅁ; 이 지구가 너무 좁아서 미안해. 연아양, 지못미!;ㅁ;
연아의 연기는 사람을 정신없이 빠져들게 하는 흡입력이 있다. 아, 언어가 나를 버렸어. 우리 연아의 연기에 이토록 진부한 표현밖에 붙이지 못하는 나라니, 그래도 아무튼 그런게 있다;ㅁ;! 그러니까, 동영상을 돌려볼 때, 시간이 없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을 경우 '다음에 봐야지이~'하고 잠시 중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가 하면, 도저히 중간에 끊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이다. 연아의 연기는 당연히 후자의 경우. 뭐 다른 일 할려고 잠시 중단하면 그 중단한 시점에서부터 어쩐지 안절부절. 이것을 꼭 봐야만 할 것 같고, 안 보면 어쩐지 서운하고 막 그럴 것 같고 내가 애정이 없는 것 같이 느껴지고 막 그런다. 사실 그렇게 해서 플레이 들어가면 한 5~6번은 연속으로 봐주지 않으면 안되지 말입니다.(..) 게다가 보고 또보고 보다 보면 가끔씩 눈물도 나와.(ㅡㅜ) 아무튼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에서의 연기도 매우 그랬다. 쇼트, 프리, 갈라 뭐 하나 버릴 것이 없네. 그래서 저 위에 올린 동영상은 귀엽고 깜찍하고 매력적이고 예쁜...헉헉(아으, 설레발도 힘들다) 연아 양의 <Just a girl>갈라. 에잇, 나 혼자만 우주로 갈 순 없는 노릇이지 말입니다! 아무튼, 정말 행복했던 시즌이었다. 다시한 번 이런 찐한 감동을 전해 준 행복의 정수 연아 양에게 감사와 박수를. 정말 오서 선생님 말씀대로 행복한 스케이터가 되어 세상을 누벼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그리고, 이번 그랑프리 1~6차와 파이널에 이르기까지의 프로그램을 지켜보면서 내가 꼭 언급해주고 싶었던 선수가 하나 있다. 바로 안도 미키 양. 정말 정직한 스케이터. 시즌 하나 말아먹을 각오를 하고서 강화된 룰에 맞추어 그 고치기 힘들다는 잘못된 점프, 립을 고치기 위해지금도 고군분투 하고 있을. 작년 월드 챔피언이 그런 각오 정말 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이번에 파이널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나는 연아를 제외하고 다른 어떤 선수들보다 특히나 당신을 주목하고 있어요. 부디 몸 다치지 말고 다음 해 시즌에선 꼭 볼 수 있기를. 그리고 다른 스케이터들도 연아와 당신의 자세를 좀 본받았으면 좋겠어요. 사실은 지난 월드 챔피언쉽 때에도 당신이 주목을 받아야 했었는데 말이지요. 금메달을 딴 사람은 당신이었는데, 고국에서는 연아와의 라이벌 구도로 부각된 아사다 마오의 은메달로 인해 제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채 묻혀지고 말았지요. 난 당신이 언젠가 제대로 스포트 라이트를 한 번 받아봤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어. 물론 연아가 나의 퍼스널베스트지만, 은메달 정도는 당신이 따주면 참 좋을텐데;ㅁ;/. 당신의 프로그램 스타일이 내 마음에 들고 들지 않고를 떠나서, 당신의 착하고 정직한 마음에 인간적으로 보내는 초보 피겨 팬 한 사람의 응원이에요;ㅁ;/
또... 아, 막 속상한 것이 딱 하나, 딱 한 선수, 이번 그랑프리 시즌에 있었는데. 지금은 시즌 끝난 직후라 과열되어 있으니 일단 접어두고 좀 잠잠해지면 그래서 마음에 병이 있는 사람들이 다른 쪽으로 좀 옮겨간 후에 언급하도록 해야겠다.
아무튼 결론은, 오늘도 연아 만세! 라는 것이다ㅠㅠ. 오 솔레 미오! 너 참 아름답다ㅠㅠ/